남미 페루에서/현지생활

삶에 관한 나의 생각 [La vida]

생즙 2011. 3. 17. 12:20


어제는 프랑스 봉사단원들의 공개활동발표가 있었다. 나는 이주일이란 시간동안에 녹초가 되었고, 그동안 화나는 일들도 많이 겪어서 벌써부터 얼굴 붉히는 일들도 여러번있었다. 그래서 회의감을 느끼던 찰나에 프랑스 봉사단의 공개발표회 소식을 들어서 퇴근하자마자 옷만 갈아입고 바로 발표회 장소로 갔다.






우리 코이카 리마 단원들도 많이 올 줄 알았는데 의외로 ㅈㅇ언니와 유관리요원님 이렇게 셋뿐이었다. 어쨌든 아레끼빠길(Av.Arequipa)에 있는 한 학원에서 발표가 이뤄졌고 봉사 단원 중 세 명의 활동을 동영상으로 제작하여서 다큐멘터리식으로 보여줬다.




이전부터 많이 들어오긴 했지만, 프랑스와 유럽에서 온 단원들과 미국의 피스콥단원들은 여기 리마에서 꽤 많이 활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가난하고 가난한 동네로 들어가서 그들과 같은 집에서 살고 그들과 같을 일을 하면서 보이지 않게 꼭곡 수업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떤 일을 하는걸까 정말 궁금했었는데 우리 나라와는 정말 다른 방식으로 일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나의 경우엔 국영기관인 학교에 파견이 되어서 이들과 수업을 하고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을 조율을 하고, 이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이라면 이분들은 정말 여기 페루사람들과 숨을 같이한다. 나는 비교적 안전한 집을 구해서 깨끗한 동네에서 살고 있는데 말이다. 이분들의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집에서 쫓겨나서 길거리를 방황하는 방황청소년들을 모아서 프로그램을 개발한거다. 그래서 이들이 함부로 마약이나 나쁜 일들에 손대지 않도록 정말 먼저 손을 내밀어서 잡아주는 그런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정말 페루 사람들과 같이 숨쉬고, 공개발표회에 참가한 사람들의 질문에 의연하게 대답하는 프랑스 봉사단이 너무 멋있었다. 그 카리스마란 정말.  프랑스 봉사단은 우리나라처럼 국가의 도움을 받는게 아니라 정말 개인의 자비를 들여서 순수한 봉사를 하는 거라고 한다. 그래서 프랑스 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캐나다 등의 봉사단들과도 연계하여 활동하는 것 같았다. 처음엔 에이, 우리 나라 봉사방식이 더 좋네. 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진지하게 봉사에 임하고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페루에서 함께 활동하는 이 분들을 보니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여러가지 생각이 오갔다. 중간에 질문이 너무 많아서 졸립긴 했지만 말이다.ㅠ 무엇인가 열정이 가득한 사람들을 만나는 일 혹은 멀리서라도 지켜보는건 정말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가 리마단원이라는 건 정말 특권이다. 정말 감사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도밖으로행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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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한비야 (푸른숲,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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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읽으면 그로인해 인생의 방향이 전환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오늘은 퇴근 길에 덜컹덜컹 대는 버스를 타면서 집에 오는데 처음으로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두근거렸던 때가 생각이 났다.  내가 이 책을 읽은건 고등학교 2학년때 ㅈㅇ이가 생일선물로 이걸 선물해줬는데 이전엔 한비야씨가 누군지 사실 잘 모르고 있다가 이 책을 읽고 나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두근 했었다. 그래서 이전에는 그냥 남들 사는데로만 조용히 살다가 조용히 가야지 싶었는데, 정말 이 책을 읽고 너무 가슴이 두근두근해서 방과후에 ㅈㅇ이랑도 이야기를 많이 했었고 월드비전에 전화까지 해서 나도 이런 일을 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해야하는지에 대해 묻기도 했었다. ㅋㅋㅋㅋㅋ




어떤 사람들은 한비야씨에 대해서 안 좋은 이야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이 분을 정말 좋아한다.
글은 그 사람의 인격을 대변한다고 하는데, 한비야씨의 글을 보면 에너지가 있다. 사람을 기분 좋아지게 만드는. 그래서 이 분의 책을 읽고나서 이런 사람이 되야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해왔고 지금도 닮아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만약에 내가 고등학교 때 한비야 씨의 책을 읽지 않았다면 지금 내 길은 조금은 다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잠깐 했다. 한비야 씨는 정말 마음이 건강하신 분 같다. 그리고 나 또한 내면이 건강하고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 내게 닥친 힘든 일들 짜증나는 일들도 그냥 일단 깔깔대고 웃고 털어낼 수 있는 그런 사람. 아 ㅠ_ㅠ 정말 세상엔 멋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요즘엔 엉뚱한 생각이 들 때마다 평소에 늘 쓰던 방법을 쓰고 있다. "책읽기". 좋은 책을 읽다보면 마치 작가의 에너지를 전달받는 것 같다.  망설이고 있던 맘, 움추리고 있던 맘들을 쭉 펴서 기지개를 피는 그런 기분이다. 특히나 나는 책 중에서도 위인전 혹은 에세이 읽는 걸 참 좋아한다. 어떤 자리의 정상에 있는 사람들은 보통 아스팔트 같은 평평대로만 걸어서 올라간 사람들도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나와 비슷한 좌절도 하고 비슷한 꿈을 꾸고 결국엔 그 자리에 올라서서 그런건지 이상하게도 에세이나 위인전은 참 힘이 된다. 가끔은 명상책도 -_-ㅋ 하지만 너무 한 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다시 인문학 책도 읽어나가야 될 것 같다. 욕심은 많아서 책은 잔뜩 빌려놓고선 또 이렇게 입맛에 맞는것만 읽고 있다.ㅋ 








 

 





교회가 미라플로레스(신시가지) 근처에 있어서 교회가 끝나면 미라플로레스로 가는 아레끼빠 길을 걸어가는데 여긴 정말 선진국이다. 사람들이 한가롭게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길도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고 길 한편엔 커다란 대형마트 플라자베아(Plaza Vea)가 있다. 이 곳은 정말 뭔가 선진국의 느낌이 나는 곳이다 -_- 요즘 기관 출근만 하느라 동쪽 동네에 치우쳐져 있다가 교회만 오면 적응이 잘 안된다... 페루의 빈부격차는 정말 어이가 없다. 정말 가끔은 이건 정말 너무 심한건 아닌가 싶다가도 뜬금없이 남한과 북한이 이대로 통일되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라는 뭐 이런 생각도 들어서 결국 생각의 결론은 씁쓸함으로 끝이 난다.















아참, 신기했던 것 중 하나는 여기 선거유세를 하는데 후지모리의 딸 게이코가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있는데 뜬금없이 저 게이코 얼굴이 붙은 큰 차가 옆에 오더니 로고송을 불렀다. 동양인을 기억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였는데 노래의 대부분은 "치노! 치노!"(중국사람) 을 연신 외쳐댔다. 그래서 그게 너무 신기해서 사진을 찍었다. ㅋㅋㅋㅋㅋㅋㅋ 페루는 여러모로 정말 많은 매력이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돌아올 때 뭔가 생각이 많아서 적고 싶은게 많았는데 ㅋ 역시나 쓰고나니 이런 때는 좀 두서가 없다. ㅠ 어쨌든 난 오늘도 열심히 했다. 그리고 어제보단 나았고 내일도 마찬가지겠지.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 어쨌든 페루는 빈부격차가 너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