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페루에서/페루 여행일지

여행 - 이까 (Ica) 탐방

생즙 2010. 12. 31. 15:34


오늘은 이까를 다녀왔다.
사실 엄청 자고 싶은데, 자고 일어나면 당장 있을 시험공부와 과제들땜에
여행의 감동을 잊을 것만 같아서 부랴부랴 샤워하자마자 컴퓨터를 켯다.




여기 현지 페루 시간으로 12월 30일 새벽3시 40분에 유숙소로 요원님과 가비노 아저씨가
큰 버스를 통째로 대절하여 우리들을 데리러 와주셨다.

밤늦게 리마를 빠져나가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는데, 산 위에 따닥따닥 붙어있던 집들은
밤이 되니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카메라의 한계로 저리 흔들리고 말았지만 말이다.

예쁘다고 혼자 되새기다가 잠이 들었다 깨보디 날도 밝아 있었고,
영신언니가 저렇게 카메라를 들고 여기저기를 찍고 있었다.

그리고 바깥은 환하게 밝아있었고, 아무리 가도가도 끝도없는 사막이 펼쳐졌다.





오늘 우리가 가기로 한 곳은 사막안의 오아시스 도시로 유명한 이까였다.
이까는 해발 406m 지점이고 리마에서는 남동쪽으로 275km 정도 떨어져있다.

최종 목적지인 이까의 사막에 가기 전에 갈라파고스 섬에 들렀다.
여기에서는 남극에서만 사는 줄 알았던 팽귄이 산다고 익히 들어왔던터라서 정말 기대가 됐다.





예정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다해서 도착하자마자 바로 배를 타러 갔다.
생각했던 것보다 우리들처럼 갈라파고스 섬에 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았다.
그리고 해변가에 저런 펠리카나들이 걸어다니는 것도 정말 신선했다. ㅋ






다들 이렇게 구명 쪼끼를 입고 안착. 뒤뚱거리는 배를 타고선 신나게 바다 위를 달렸다.
그랬더니, 바다 건너편에 숨겨져있던 또다른 모래섬들이 잔뜩 나왓다.






모래가 저렇게나 많다는게, 게다가 모래만 저렇게 쌓여서 산을 만들고 있다는 게
정말 신기하고, 바다가 얼마나 푸른지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있어서 어떤게 하늘이고
어떤게 바다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였다. 그저 그냥 "우와" 라는 말 밖에는 안 나왔다.




책에서나 보던 저 문양. 바예스따 섬으로 가는데,
빠라까스 언덕 위로 저 거대한 지상화가 보였다. 이 문양은 길이 189미터 폭은 70미터란다.

선의 깊이는 1m에 폭이 4m 나 된다고 하는데, 여러가지 설이 있는데
잉카 시대 이전에 그려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다시 보트를 타고 달리다 보니, 드디어 바예스따 섬이 나왔다.
앞에 동굴이 보이는데 위에 수십만은 되보이는 새들 무리가 날아다녔다.



이곳은 정말 새들의 천국이기도 했고, 물개와 펭귄들의 낙원이기도 했다.
밥 달라고 울부짓는 물개도 있었고, 낮잠을 자는 애들도 있었다.
싸움을 하고 있는 펠리칸들도 있엇다. 정말 이름 모를 바닷새들도 많았다.

정말 신기했던 건 동물의 세계, 즉 새들 사이에서도 그들만의 질서가 있다는 거다.
가이드 아저씨의 말에 따르면, 어떤 바위에서는 암컷 새들만 수십마리가 있었고,
어떤 곳에서는 수컷 새들만 수십마리가 있었다.

혹은, 싸움을 하는 공터가 따로 있었고, 새들이 연애하는 장소도 따로 있다.
그리고 가족을 이루어 사는 곳은 또 다른 곳이 있었다.




새들과 물개와 펭귄, 그리고 내가 모르고 있는 그 밖의 것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사는 것을 보면서 그냥 그 자체가 너무 경이로웠다.

게다가 바위가 흰 색이었는데, 이것들은 대부분 머리 하얀 바닷새들의
배설물이라고 한다. 이것들은 비료로 쓰이기도 하는 등 여기저기에 쓰일 곳이
많아서 이것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연구자들이 1년에 한 번식 머무는 집도 볼 수 있었다.
어디서나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기에
나 같은 사람이 이렇게 해택을 볼 수 있구나 싶어, 세삼 감사했다.




바다표범들이 너무 귀여워서 집에 한 마리 데려오고 싶었다. ㅠ ㅋ
다시 지상으로 돌아와 언니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바다표범 상에서 우리 나름대로의 기념사진. ^^




진짜로 사막에 들어가기 위해 다시 버스에 탔다. 지금까지의 위치에서 약 1시간~2시간 정도
버스를 조금 더 타고 이동하였다.

계속 잠만 자다 일어나서 혼자 셀카도 찍었다.
동기들은 한 번에 타는 경우가 많은데,
난 다행인지 불행인지 살이 서서히 타고 있다.

막상 살이 빨갛게 익어도 잠시만 익어 있을 뿐
다시 원래의 색깔대로 돌아왔다. -_-

어쨌든, 과자와 음료수를 먹으면서 이동하다
드디어 최종 목적지 이까의 사막에 도착했다.




도착하니 웬 지프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별 생각 없이 안전벨트를 했는데, 진자 붕붕 소리를 내며 우왁스럽게 달려갔다.
정말 진심 지금까지 내가 탔던 놀이기구보다 백배 천배 재미있었다.

살아오면서 가장 재밌게 탔던 롯데월드의 아틀란티스와, 에버랜드의 T익스프레스와는
정말 비교도 안될만큼 재미있었다.

모래 언덕 위로 거침없이 올라가면 정말 수직으로 하강하면서 내내 달리다
갑자기 웬 오르막길에 내려다줬다. 그리고는 보드를 하나씩 줬다.
와.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사막에서 타는 보드. 찾아보니 Sanborny라고 한다.

나는 보드가 처음이라 보드에 엎어져서 탔는데, 무서워서 죽는 줄 알았다.ㅋ
보드를 꼭 잡고 거의 수직으로 하강하는데 혹여나 뒤집어지는건 아닌지
이대로 멈추지 않는 건 아닌지 너무 무서워서 내려오는 덜덜 떨었다.

게다가 모래가 뜨끈뜨끈해서 세 번째 탈 때는 살이 빨갛게 익어있을 정도였다.
상수오빠는 신발 밑창이 다 녹아내렸고, 국장님의 신발에서도 고무 타는 냄새가
날 정도로 모래는 뜨거웠고, 싼보르니는 흥미진진했다. ㅋ







요즘 부쩍 죠스를 논하시는 국장님과 함께 사막에 온 기념사진.
진심 여기를 둘러봐도 저기를 둘러봐도 사막이었다. 그리고 모래는 고운흙이었다.





동기단원들과 유재림 관리요원님과 함께.








다시 차를 타고 이동하니 오아시스가 나왔다.
정말 광대한 사막 사이에 저런 오아이스가 있다는 거에 진짜 깜짝 놀랐고,
그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마을이 들어서있다는 것에 두 번째로 놀랐다.

여기서 우리는 점심 식사를 했다. 나는 생선구이를 먹었는데,
페루에 와서 먹었던 생선 구이 중에서 가장 맛있게 먹어서 뿌듯했다.



이카의 도로. 모터택시를 찍고싶었는데 계속 타이밍을 놓쳐서 결국 못찍었다.

이까로부터 나와서 3시쯤 출발해서 8시 30분쯤 리마에 다시 돌아왔다.
다같이 저녁식사를 하고 집에 돌아와서 샤워를 하는데도 계속 모래가 떨어질 정도였다.

내 생에 처음 경험해본 사막.
게다가, 페루에 와서 처음으로 리마 바깥으로 나가본 날이라서 ㄷ ㅓ기억에 남는 것 같다.

정말 즐거웠다. ^^ 가끔 하는 여행은 이렇게 삶을 풍유롭게 해 주는 것 같다.